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2023 ㅣ ★★★★☆ ㅣ 서양 판타지, 액션, 코미디, 모험

   

 

요새 발더스 게이트를 재밌게 하고 있어서 D&D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때 영화를 보자는 말에 수긍해서 갑작스럽게 보게 되었다. 지금도 가장 생각나는 장면을 생각하라고 하면 엔딩이나 유머가 넘치는 몇 장면들도 아니고 에드긴이 판사 앞에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할 때다. 자신이 어떤 과거를 갖고 있으며 어쩌다 이렇게 되었고, 딸에 대한 호소로 끝맺는 방식은 그가 바드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진짜인가? 아닌가? 혹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 외에도 다른 등장인물이 추가될 때마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한 명씩 가지고 있는 서사를 풀어나가는 게 재미있었다. 이걸 GM에게 플레이어 캐릭터의 백스토리를 소개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간편하고 세련된 방식처럼 느껴지더라….

 

▼ 에드긴의 과거를 들으며…. 이 짤을 쓰고 싶어서 쓰는 리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인공인 애드거는 바드로 전투 능력은 전무하지만 딸을 구하기 위해 입털기만으로 문제들을 봉합하고, 또 사고를 내는데 어필을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다. 매력 스텟은 무적이라고~! 바바리안 홀가가 일을 해결할 때 아직 팔을 묶은 로프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거나 하는 장면이 인상 깊다. 여기에 소서러인지 위자드인지 하나 넣고(너무 성의 없는 거 아님?) 드루이드도 합류~. 완벽한 4인 파티 구성을 갖춘 후 던전을 공략하고 드래곤을 만나는 순간은 이 영화에서 가장 화려한 전투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 시도 쉴 틈없이 화면이 흘러가고 전개가 변하는데 버릴 내용이 하나 없어 졸릴 틈을 안 주는 영화다. 영화 주인공들일 뿐인데도 내 파티처럼 밸런스를 생각하고 어떤 주문을 메모라이즈하고 도구를 갖출지 고민하는 재미가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문화권이 다르면 빈번하게 감성 문제로 웃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던전앤 드래곤은 런타임 내내 코미디를 시도하는 장르 영화다. 하지만 정말 매번 웃었던 걸 생각하면 TRPG 기반으로 접목해서 이해하면 재밌는 장면들 덕분이다. 중간중간 '플레이어가 선언해서 만들었을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 요소만으로 영화에 몰입하고 재미를 느끼기 충분했다. 스토리는 아주 전형적이며 (주인공이 악을 무찌르고 가족과는 재회하며 훌륭한 동료로서 결속을 갖춘다는 흐름) 마지막에 죽은 아내가 아닌 홀가를 구할 거라는 선택도 중간에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수준이다. 이 영화는 스토리가 주는 놀라움보단 세세한 장치에 감동하고 디테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영화다. 소소하게 즐기며 만족했고, 여운이 남기보단 깔끔하게 잘 봤다는 감상을 준다. 잘 봤다! 외적인 요소지만 등장인물을 오타쿠 MBTI인 D&D 성향표 분류도 있으니까 영화 본 사람들이 꼭 찾아보길. 

 

간단 리뷰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