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의 나라
2012~2024 ㅣ ★★★★★ ㅣ 배틀, 판타지, 포스트 아포칼립스

 

 

생각보다 긴 세월 읽어와서 깜짝 놀람. 이미지는 특별판 13권 표지고 노래는 경면의 파도! 가사를 제대로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엔딩을 보고 들으니 새롭게 느껴졌다. 초반엔 다양한 개성을 가진 보석들의 서사를 담은 세카이계 성장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후반부와 함께 날아간 착각) 작가가 뚝심이 있어야 하고 싶은 걸 끝맺는구나 싶었다. 배경 설정만 아방가르드한 보석 모에화 장르로 끝나지 않았다는 게 더 신기해(ㅋㅋ) 결과적으로 작품에 대한 감상은 매우 좋음 상태다. 

 

사실 작품을 펼쳐보면 탐미고어~멘탈붕괴~료나물로 보이는 설정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작가의 취향을 감상한 뒤 해석의 여지가 많은 세계관을 털어먹는 게 작품을 감상하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맞지…) 애니로 나온 분량을 상편(앤탁티사이트가 잡혀가기까지), 달에 넘어간 이후의 에피소드를 중편, 침략 이후를 하편이라고 보면 환골탈태하는 수준이라 초반의 감상조차 조금 휘발되었다. 나만해도 신샤와 포스포필라이트의 관계성에 집중해서 읽었기 때문에(ㅠㅠ) 산새처럼 날아감. 공들여 묘사하던 관계성이나 캐릭터를 과감하게 과감하게 써서 신기했다. 퇴장한 캐릭터는 어떤 형식으로든 흉터를 남기고 후속 대처에 많은 영향을 준다. 단 하나도 아름다운 이별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뚝심이 느껴졌달까…? 


포스필라이트의 극적인 변화야말로 캐릭터를 좋아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 요인이라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성장을 맞이했다기보단 동료의 일부를 이식 받거나 자신의 일부를 잃고 무언가 대체되는 형식으로 변화를 진행하기 때문에 거부감을 유발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좋아하지만 요소지만 이것조차 호러문법으로 좋아하는 거라 더욱이…. 변화 방식도 그렇고 트러블 메이커란 사유로 미움 받기 너무 좋은 포지션이라 동정이 앞섰는데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같은 마음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캐릭터였네. 포스필라이트는 본인이 의욕이 앞서 사고를 치는데 자신이 망가지고 주변을 잃는 결과로 빈번하게 이어진다. 

모든 과정에서 괴로워하고 노력했다가, 다시 실패로 수렴하는 반복. 위에서도 말했지만 신샤와의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던 나로서는 후반부에 포스필라이트를 제외하고 모두 사라지는 장면은 허무 그 자체였다. 고통 끝에 인간의 찌꺼기를 구원할 존재로 거듭나지만 다른 친구들은 월인이 되어 온건한 생을 누렸고 충분한 시간동안 정리하고 떠날 채비를 갖췄다. 포스필라이트도 테두리 바깥으로 밀려난 예외가 되진 싶진 않았을 텐데…. 처음부터 몸의 강도가 약하다는 이유로 깍두기 취급을 당했던 걸 생각하면 그 모든 변화가 있었음에도 포스필라이트의 포지션은 한결같다는 게 느껴져 더 쓸쓸했다. 정해진 결말을 위해 의무를 떠맡는 과정은 괴롭다. 

위에서 주저리 포스필라이트에 대해 길게 이야기한 이유는 결국 단순히 엔딩으로 이어지기까지 서사와 메세지를 둘째 치고 (그러면 안되잖아) 나와 비슷한 성향의 독자가 바라는 것은 주인공이 보답 받는 것이라 생각해서였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포스필라이트는 기나긴 시간동안 평온할 것을 허락 받았고, 살아 생전의 욕망을 인정했으며 행복한 삶을 누리기도 했다. 빈번하게 놓쳐버린 기회를 생각하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위해 노력했고 마지막에 아주 작은 돌조각이 되어 유성을 보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기나긴 이야기다. 사라지는 포스필라이트를 보며 명징해진 기분이 들었다. 이 이야기가 번뇌와 존재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야기지만 결국 개인의 해탈로 수렴된다는 것이…. 엉엉엉 슬퍼 (급 F발현) 차곡차곡 쌓아온 모든 절망과 빌드업을 말끔하게 벗겨내주는 개운한 결말이었다. 사실 월인 이전의 에피소드를 가장 좋아하던 나로선 갈수록 아쉬워지던 중에 엔딩이 미련을 설겆이해준 겪이라 별점을 높게 책정했다.

▼ 아래는 유명한 전생 사과 패러디 영상. 주기적으로 보다가 이참에 박제해두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