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공룡일기 ( 31기 짱구 극장판)
2024 ㅣ ★★★★☆ ㅣ 가족, 판타지, 코미디, 일상, 공룡, 모험, 액션, 힐링

 


나온 건 꽤 되었는데 이래저래 바빠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봤다! 평이 좋아서 기대치가 높았는데 정말 그 기대에 하나 모자람 없는 내용과 연출로 별점은 후회 없이 뿌리고 옴. 짱구 특유의 저질 개그나 노출이 불쾌해서 못 보던 지인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담백한 극장판이 나와서 기쁘다!

포스터만 해도 공룡은 극화체로 그려진 경우가 눈에 들어와서 (특히 붉은 배경의 포스터는 더 도드라져 보인다) 작화의 섬세함에 놀라서 감독에 대해 검색했는데 정말 모르는 감독이라 그냥 데이터 0으로 보기 시작 (ㅋㅋㅋㅋㅋ) 공룡 하나하나의 묘사나 움직이나 평소 속도중시에 심플하게 표현하던 극장판보다 디테일에 신경 써서 박력이 남다르다. 다른 극장판에 비해 선 자체가 얇은 편이라 작화의 차이는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 짱구 극장판만의 기준이 아니라 다른 애니메이션이랑 비교해도 괜찮은 수준으로 뽑혀서 눈이 즐거웠다. 원래도 액션은 평타이상 치지만 이번은 사람끼리의 전투만이 아니라 공룡의 움직임이나 절도 있는 연출까지 좋았다. 기억에 남는 건 중반에 빌런 아저씨의 웃는 얼굴과 공룡 얼굴 게이트가 겹친다거나 집 안에서 거대한 공룡의 눈과 마주치는 호러 연출인데 공룡이 짱구 집을 부수고 올라타는 것은 진짜 압권. 지붕에 올라타 내려다보는 구도로 번개 치는 장면에선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졌다. 끝나고 그 장면만 또 돌려서 여러 번 봤음! 짱! 

 

진짜 탈락한 지 오래라고 생각했 수지가 얼굴을 비춰서 깜짝놀랐다. 오랜만에 봐도 예쁘구나…. 공룡 테마파크에 안전장치 너무 안 되어 있어서 이래도 돼? 소리가 나오는 꼴이었지만 이 황당무게함이 짱구니까…. 불량 청소년 삼인조라거나 나미리 선생님에 영업사원(이름도 전부 까먹음ㅋ) 오랜만에 얼굴 비추고~. 무엇보다 다양한 공룡을 출현시켜서 공룡기인 아이들이 보면 좋아할 장면들이 많았다. 공룡에 대해 잘 모르는 나도 눈이 즐거울 정도니 말 다했지. 짱구의 여름방학(게임)에도 공룡 배틀 요소가 있는데 그 게임을 즐기고 여기까지 온 팬이라면 곱절로 좋을 거다! 나도 사두고 아직 안 해둔 걸 살짝 후회했다. 짱구 컨텐츠는 미리미리 해두기….

  

빌런의 두 남매가 아버지와의 관계에 염증을 느끼고 갈라서는 거나 늘 전하는 메세지는 비슷하지만(가족애로 발전하겠거니) 전달하는 방식이 세련되어졌다고 느낀다. 거대 공룡 로봇이 사람을 입으로 물고 지나가거나 굴리거나하는 장면도 장관이지만 공룡 바이크가 되어 달려나가는건 포켓몬 최신 시리즈 생각나서 웃겼네. 상당히 영리하게 화면을 구성하고 공룡의 특징을 고려해서 재밌는 장면을 연출하려는 성의가 넘쳐서 좋아! 아니 너무 잘 만들었잖아~ 홀라당~ 중반에 짱구네 다 무너져서 이제 다시 와르르 멘션가야하는 거 아닌 수준이던데…. 가챠퐁을 날린다거나 공룡 모양의 버스 등 소소하게 신경 쓴 디자인 요소들이 좋았다. 좋은 점만 나열하는데도 끝이 안 난다니 행복해~.

 

관계성의 큰 줄기가 있다면 빌런 가족과 흰둥이와 나나에게 있다. 여기서 가장 놀란 건 후반부의 나나의 각성인데 이전 쿵후 극장판에서도 선역이 악역이 된 적은 있었지만 정말…. 정말…. 정말 이런 일이…. 어린이용인건 공룡 사파리까지고 인간의 관계성이나 전개는 어른들이 더 공감하기 좋은 요소로 짜인것 같다. 가장 놀랐던 건 결말인데 영원히 우정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질 줄 알았던 나나가 짱구와 흰둥이를 구하고 죽었(을리가 없어 받아들이지 않겠어)다는 사실이…. 아니 믿지 않을래. (또 이러시네) 최근 짱구 극증판은 마냥 손해없는 해피엔딩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얘길 했는데 이번 극장판에선 생각보다 더 큰 걸 상실해서 놀랐다. '그래도 살아갈 수 있다' 하고 휭 나아가 버리는데 이번에 너무 큰 걸 상실하지 않았나요? 나 마음에 조금 멍들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정말 좋은 내용이야…. 두 자식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으러 떠나고 아버지는 깜빵으로~ 우우. 진짜 여러가지 상쾌한 충격과 슬픔을 안고…. 나는 떠난다…. 같이 봐준 조개님 감사합니다…. 짱구 극장판 내부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부모 자식이 화해하지 않고 네 저희 각자 갈 길가요ㅋ 엔딩 낼 수 있을 정도로 무슨 일이 있었어. 치졸하게 함께 할 수 없는 미래에 절망하며 별점 하나 스르륵 빠짐. 아동 애니메이션은 해피엔딩 해줍시다. 흑 흑 흑 흑….

 

▼ 삽입곡인 러브머신! 상당히 중독성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