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우 나이트
2017 ㅣ ★★★★☆ ㅣ 플랫포머, 액션 RPG, 메트로배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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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게임을 시작한 계기는 실크송 발매를 앞둬서 달린 것도 있지만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정확히 극단장 그림때문에…. 이분 DLC라 엄청 후반에나 볼 수 있는데 당시에 영혼 통달자 뽀개고 수정동굴 캐먹은 직후 모든 힘을 잃고 접었던 것이 마지막 기억. 이것이 약 4년 전 일이고 최근에서야 다시 잡아서 엔딩까지 달렸다. 명확한 스토리라인이 있는 거 치고 직접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에 게임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 패착이었고, 후에 다시 시작할 때는 지인 네비게이션도 달고 사전지식도 입력한 후로 돌격했음. 

 

▼진엔딩을 본 후 게임의 본 목적대로 재회했다. BGM도 겸사겸사 극단장 그림테마 

 

불친절한 한 편 세계관이 매력적인 게임이라 분위기를 쫓아 이리저리 방랑하며 경험할 수 있었다. 단기적인 목표를 세워 마음 가는 대로 탐사하는 나에게 그나마 인상 깊이 남은 건 말도 없는 기사와 대화해 주는 몇몇 NPC 들이다. 좋은 느낌을 주는 대화는 많았지만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이 둘일까. 그레타처럼 귀여워서 좋아하는 캐릭터들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나에게 행동을 하게 하는 NPC는 또 많지 않은 편이라 고르긴 쉬웠다. 

 

▼ 뒷맛이 안 좋아서 살려뒀는데 실제로 겁나 잘 살아서 뭥미의 향기까지 주는 분

 

 

 ▼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너를 만나지 않았을 거야….(아니야)

 

게임성이나 레벨디자인이 잘 되어있다는 건 유명하다. 무엇보다 조작감이 가볍고 빨라서 익숙해지면 움직이는 것만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달까? 실크송까지 거치고나면 너무 가볍게 느껴지지만 특유의 가벼움만은 따라갈 수 없는듯. 나 같은 허접도 최종보스까지 무찌른 것으로 증명완료~ 아래치기 중독이라 게임의 전반은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보스 중에서 제일 어려웠던 건 호넷 2차전. 수집 요소를 부실하게 챙겼더니 가면이랑 이것저것 부족했음에도 엔딩까지 가는데 별 탈 없었다. 

 

길이 복잡한 거야 익숙해지면 그만이니 단점은 어느정도 상쇄되나 애벌레 외에도 물건을 지도에 띄워주는 아이템이나 스킬 정도는 있어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플레이 타임의 50%는 길찾기 30%의 보스전 20%의 플랫포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간절한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야(ㅠㅠ) 특히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고 다짜고짜 맞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진행 가능한 순서대로 이동하기 어려웠고 가면 그림이 그려진 세 곳을 들러 가운데로 향하는 것 외엔(표식이 있었으니까) 중간 단계를 챙겨먹기 힘들단 감이 있었다. 그래도 할나에 익숙해지니 이후 게임에선 뭐든 수월했지만 실크송처럼 스토리가 직관적이면 처음 시작했던 몇 년전에 포기하지 않았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게임적으로 만듦새가 좋아도 스토리 면에선 불친절하기 그지없는데(주인공부터 대사가 없다) 유튜브에서 해설을 달고 있는 나에게 불가능이란 없지…. 난 이 게임의 최종보스가 광휘가 아니고 백궁이라고 생각한다.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2~3시간 갇혀있던 기억인데 그 끝에 주어지는 보상도 충격적이라. 대뜸 신살자되고 뭔 머리 얻기. (머리 아니라고 쓰니야) 고작 기억 하나를 봉인하기 위해 이만큼 쌓아올렸다는 것이…. 정확히는 만들어둔 성에 옛다하고 봉인한 거겠지만 신적 존재가 벌레의 몸으로 현신해 사랑을 알고~하는 상투적인 이야기 같지만 늘 좋아하는 소재야. 애초에 현신했다는 것 자체가 연민을 알았다는 거니 흐르는 마음을 없앨 수 없고 이게 신성둥지의 멸망을 예감했음에도 막을 수 없었다는 것도. 

 

컨텐츠는 진엔딩 후에도 제법 남아서 꽃배달이나 바보되기엔 관심이 많았으나 바로 실크송을 긁어먹으러 가 돌아오지 못했다네…. 아래는 잘은 몰라도 좋은 느낌! 하고 스샷해둔 것으로 마무리한다. 

 

▼다른 영혼을 형제로 해석하고 가족으로 묘사한 2차창작이 많아서 좋았다. 이 장면이 나에게 할나 최대의 킥이었어(ㅠㅠ)